트와일라잇 (Twilight, 2008)판타지, 멜로/애정/로맨스, 액션 | 2008.12.10 | 121분 | 미국 | 12세 관람가
- 캐서린 하드윅 감독
- 크리스틴 스튜어트 (벨라 스완), 로버트 패틴슨 (에드워드 컬렌), 테일러 로트너 (제이콥 블랙), 마이클 윌치 (마이크 뉴턴 ), 저스틴 천 (에릭 요키), 피터 파시넬리 (닥터 칼라일 컬렌), 켈란 루츠 (에멧 컬렌), 엘리자베스 리저 (에스미 컬렌), 애슐리 그린 (앨리스 컬렌), 레이첼 르페브르 (빅토리아), 캠 지갠뎃 (제임스), 맷 부쉘 (필) ...
소녀들의 환상을 충족시켜줄 법한 이야기
(스포일러 있을 수 있으니 원치 않으면 읽지 말아주세요)
그런데 나는 더이상 별다른 감흥을 못 느끼는 걸 보니 소녀다운 감성은 많이 희석되었나 보다.
어떤 놈이 널 잡으려 온다 해도 널 지켜주겠어- 라고 말하는 남자가 있는데,
잘생겼고, 잘생겼고, 잘생겼다.
힘도 세고, 죽여주는 차도 타고 다닌다, 늘 따라다니며 지켜보다 위험에 빠지면 그 차로 스키드 마크를 남기며 나타나서는 날 구해준다.
오 이런- 게다가 가족들도 다 잘 생긴 미남미녀 패밀리다.
날 좋아하는 것도 다른 이유가 아니다. 운명적인 이끌림이다. 첫 만남에 체취를 맡자마자 옴싹달싹 못 하며 안절부절 난리를 치더니, 다음번엔 좀 친해지고 싶어 어색하게 말 걸어온다.
귀엽기까지 하다.
이 정도 환상적인 설정이면 이제 (여성)관객이 할 일은 하나다. 여주인공에게 자신을 대입시키고선 2시간 동안 즐겁게 환상 속에서 두근거려 주면 된다. - 게다가 제임스에게 위협당하고 맞고 피 빨리고 괴로워하는 건 벨라니까 죽을 염려도 없다. 쓰읍- 이 정도면 티켓값이 그냥 날아가는 것 같은 억울함은 없겠지.
그리고 공감하지 못 할 정도로 여주인공이 멍청하고 어수룩하고 실수투성이에 이쁘지도 않은데 (대부분의 만화책에서 그러하듯) 모든 남자들이 그녀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. 여주인공 벨라는 꽤나 이쁜 얼굴에 꽤 똑똑하고 냉철하고 판단 능력도 있다.
- 이제사 로맨스 소설이나 만화책의 여주인공상이 현대 여성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반영하는 거 같아 미약한 한숨을 내쉬는 수준에서 멈출 수 있다는 게 참... 다행스러웠다.
그리고 그것 뿐이다.
소설을 읽지 않아 원작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(주변 지인 한 분은 영화의 에드워드는 에드워드가 아냐! 소설을 읽어! 라고 제안 내지는 강요를 했다) 영화의 어느 부분에도 감정 이입이 되질 않았다.
죽일 동 살 동 달려들던 제임스는 우습지도 않게 나가 떨어졌다. - 뭐야, 별로 오싹하지도 않고 스릴 넘치지도 않잖아. 결국 인해전술이라는 건데. 준비할 땐 엄청 무서운 존재인 것처럼 만들어놓고는. 뭔 편집을 이런 식으로 해놔.
더 웃기는 건 자길 물어달라고 하는 벨라다. 머리 좋은 이 아가씨, 미쳤나? 싶을 정도다.
이렇게 엉성한 구조의 영화가 북미부터 시작해서 소녀들을 열광케 한다는 건 그네들의 하이틴 로맨스 정서에 잘 맞아떨어져서 이거나 원작의 힘이거나 아니면 그동안 환상이 모자라서 일 거다.
- 사실 조조로 봤지만서도 난 이 영화를 내 돈 주고 봤다는 게 쫌 억울한 기분이 든다.
- 에드워드 컬렌 역의 로버트 패틴슨은 해리포터에서 케드릭 디고리로 나올 때 좀 좋아했는데, 어째 해가 가면 갈 수록 얼굴이... 얼굴이... 로보캅이 되어간다.
- 그나마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가 영화 전체적으로 톤을 잘 잡았다. (엔딩의 그 씬만 아니었어도 좋았는데... 그건 각본의 문제니) 로버트 패틴슨은 에드워드의 그 애절한 감정을 이해 못 했을 거 같다. 여성 작가에게서 나왔기에 가능한 그런 운명적이고 애절하고 처절한 갈증을 억눌러야 하는 애끓음을 이 나이대 남자배우가 100프로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다고 하면 그게 더 놀랄 일이다.
- 뉴 문 제작 들어갔다고 들었다. 아마 뉴 문은 안 볼 거 같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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