대단함의 종류
from 분류없음 2005/10/16 03:12
살다 보면, 참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. 그닥 넓지 않은 인간 관계이지만 그 속에서도 참 저 사람 멋있다, 끝내준다, 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이 꼭 몇몇은 있다. 나는 그들을 '통틀어서' 대단한다고 말한다. 하지만 그 존경이란 것을 자세히 따져보다 보면 종류나 정도가 참 많이 다르다.

예를 들어보자면, 내가 갖지 못 한 능력을 가진 사람, 그런 사람들 중에서도 간단하고 깔끔한 문장으로 멋지다는 말이 모자를 정도로 끝내주는 글을 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말 그대로 존경한다. 그리고 옷을 확 눈에 튀면서도 자기 자신한테 잘 어울리게 입고 다니는 사람 보면 대충 이 정도 어조로 말한다. '대단한 언니네~' 후자의 경우는 닮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다, 그닥. 내 인생에서 별로 필요한 능력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. 전자의 경우는 닮고 싶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닥 간절하지는 않다. 능력의 한계 라는 걸 부지불식간에 깨달아버렸기 때문에. 다시 말하자면, 후자의 경우는 한 몇달동안 이것저것 마음에 드는 옷들이나 소품들도 사고, 이렇게 저렇게 매치도 시켜보다 보면 어느 정도의 패션 감각이라든가 하는 게 생기겠지만 그닥 필요가 없다는 거다. 능력은 있지만 필요성도 못 느끼고 욕구도 그닥 없다. 하지만 전자의 경우는 내가 미친 듯이 몇 년, 몇 십년 동안 글을 쓴다고 해도 그런 사람만큼은 안 될 거라는 능력의 한계를 느끼기 때문에, 불가능한 일에 에너지 소비하고 싶어하지 않는 성격이 욕구를 자체 감소시킨 거다.

또 말해볼까. 특별한 장점이 없다. 머리가 특출나게 좋은 것도 아니고, 그냥 이쁜 것도 아니고, 성격이 좋냐면 또 그것도 아니라 어리버리하고 생각마저 없는, 말하자면 좀 '어린' 애가 있다. 그런데 '모든' 사람들이 그 사람을 좋아하고, 조건 없는 애정을 준다. 대단하다고 뭉뚱그려 말할 수 있겠지만, 이 경우는 질투에 가깝다. 그런데 사실 그 질투란 감정을 잘 들여다 보면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마음과 절대 저렇게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상충하고 있다. 타인이 나 자신에게 호감을 가져줬으면 좋겠지만, 생각 없는 사람은 절대 되고 싶지 않다는 것이 부딪히면서 이도 저도 아닌 묘한 질투와 멸시감을 불러 일으켜 이들이 부딪히면서 완전 다른 성질의 '그래 쟤 대단하지'란 말을 하게 만든다.

사실 대단하다, 고 내가 말하는 사람들 중에서 내가 정말로 닮고 싶다고 절실하게 생각하는 건 깔끔하게 말할 수 있다. 부지런하고, 자신의 꿈이 확실하고, 그 꿈을 향해서 천천히, 그렇지만 꾸준히 전진해나가는 사람. 그런 사람들을 참 많이 좋아하고, 많이 존경하고, 많이 닮고 싶어해서 난 그들을 '대단한 사람'이라고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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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5/10/16 03:12 2005/10/16 03:12